2009년 7월, 와인 잡지 디캔터 Decanter에 실린 기사를바탕으로 하였습니다.


자신이 진정한 와인 애호가가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훌륭한 빈티지 와인이나 비싼 와인, 혹은 매우 희귀한 와인을 보유한다고 무조건 진정한 와인 애호가가 된 것이 아니다. 와인에 대해 조금 잘 안다고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니는 것,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타박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진정한 와인 애호가가 되는 길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는 외형적인 것과 거리가 멀지만 동시에 매우 재미있기도 하다. 매우 훌륭한 와인도 좋지만 형편없는 와인도 얼마나 많이 마셔보았는가? 잔을 얼마나 많이 깨뜨려 보았는가? 손톱 밑을 시커멓게 물들여가며 포도밭에서 일해본 적이 있는가? 와인과 관련해 여행을 해보았거나 얼마나 많은 추억이 있는가? 이 모두가 스스로를 진정한 와인 애호가라 부르기 전 던져야 할 질문일 것이다. 과연 여러분은 어떠한가?

1. 디캔팅하는 법을 배워라.

아주 간단하다. 디캔터 주둥이에 와인 병을 대고 따라라! 침착하게, 천천히 하기만 하면 된다. 단, 디캔팅 하기 전에 병을 미리 흔드는 건 좋지 않다. 침전물을 제거한다는 실질적인 목적 때문에 디캔팅을 하는 것만은 아니다. 화이트 와인이나 로제 와인을 디캔터에 따라놓고 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골동품 디캔터를 수집하는 것도 좋은 취미다.

2. 입으로 불어 만든 리델 와인잔을 구입해보라. (그러고 나서 하나를 깨먹어라.)

리델 잔은 정말 좋다. 게다가 와인이 제대로 표현되게 해준다. 하지만 가격이 꽤 비싸기 때문에 좋은 와인을 마시거나 귀한 손님이 올 때 보통 내놓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가 하나를 넘어뜨리고 당신도 하나를 떨어뜨리게 마련이다. 자, 이제 여섯개 들이 세트 중에서 네 개가 남을 때쯤 되면 '조금 싼 와인잔을 써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물론 그래도 아무 문제 없다. 최고로 아끼던 와인잔을 깨먹고 나면 물론 아깝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겠지만 그만큼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일도 또 없다.

3. 와인 생산자와 결혼해라!

그 사람들도 누군가와 결혼해 자식 낳고 살아야 할 거 아닌가. 단, 추운 겨울에도 지방에 살아야 하고,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만 괜찮다면 말이다.

4. 자신이 태어난 해의 빈티지 와인을 마셔봐라.

그러려면 훌륭한 빈티지에 태어나는 게 좋다. (당연한 말씀!) 마흔이 넘은 사람이라면 일단 보르도, 포트, 소테른, 스위트 부브레이, 독일 리즐링 쪽으로 가라.

5. 포도밭에서 사랑을 나누어봐라.

위에 나온 3번을 시도할 수 있는 지름길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주변에 누가 없는지 반드시 미리 확인하고, 이왕이면 날씨가 좋은 날을 잡자.

다음 편은 이어서...


2009. 9. 28. 13:50 Trackback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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