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트렌디한 와인 바가 속속 들어서고, 와인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한국 와인 문화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한국 와인 애호가들은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옛날부터 와인을 즐겨온 유럽 `클래식 와인 지역`에서 생산되는 이른바 `구세계(Old World) 와인`을 선호하는 것 같다. 

구세계 와인 역사는 고대 로마제국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거의 2000여 년에 걸친 경험을 통해 포도 농가들은 어떤 품종의 포도가 어느 지역에서 가장 잘 자라며 변함없는 품질을 얻을 수 있는지를 알게 됐고, 쌓아온 지식을 몇 대에 걸쳐 후손들에게 전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하우 전승은 구세계 와인 산업 발전에 정체 현상을 가져왔고, 이제는 품질이 뛰어난 신세계 와인이 다수 등장함에 따라 흔들림을 겪고 있다. 

신세계(New World) 와인이란 주로 남미 호주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등지에서 생산되는 것들을 말하는데, 이곳 와이너리들은 구세계 와인 양조기술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와인 숙성과 천연화합물 첨가 등을 위해 오크통을 더 많이 이용하거나 개선된 관개(灌漑)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와인 양조에 새로운 기술과 방법을 적용하고 실험해야만 했다. 

전통과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구세계 와인은 일반적으로 매우 정교하며, 숙성 기간이 길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품질이 좋은 부르고뉴, 보르도, 바롤로 와인을 마시려면 가격이 만만치가 않다. 

반면 신세계 와인은 더 대담하고, 과일향이 풍부하며, 알코올 함량이 높은 것이 많다. 신세계 와인은 `즉시 마실 수 있는` 와인으로 저녁 식사와 함께 좋은 와인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고, 가격 역시 적당한 수준이다. 

전 세계 수많은 와인 전문가가 개인 선호도에 따라 둘로 나뉘어 왜 신세계 또는 구세계 와인이 좋은지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피력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흥미롭고 때때로 예상을 넘어서는 뛰어난 품질로 놀라게 하는 신세계 와인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적당한 비용으로 최고 품질의 와인을 찾는 탐구의 여정이야말로 커다란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출처: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218957


2009. 4. 10. 17:46 Trackback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