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이어 이번에는 여러 종류의 와인 잔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서로 다른 종류의 와인을 마실 때 그에 맞는 잔이 필요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바다. 기본적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마실 때 쓰는 가늘고 긴 잔(플룻 flute이라고도 한다), 볼 부분이 조금 더 큰 레드 와인용 잔과 조금 작은 화이트 와인용 잔으로 나뉜다. 보르도, 아니면 버건디처럼 특정 종류의 와인을 마실 때에도 그에 걸맞는 잔을 쓰는 것이 좋다는 생각 또한 여기에서 출발했다. 오늘날 여러 와인 잔 생산 업체들이 이러한 개념을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잔을 발달시켰고 특히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와인 잔 전문 업체인 리델 Riedel은 존재하는 거의 모든 와인에 맞춘 수많은 종류의 잔을 생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조금 지나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두세 종류의 와인 잔만 있어도 괜찮다. 나라면 레드 와인을 마실 때 쓸 볼이 조금 큰 것, 화이트 용으로 그것보다 조금 작은 것, 그리고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마실 때 쓸 플롯 정도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와인 잔 관리
와인 잔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론이 존재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원칙은 간단하다. 먼저 사용 시마다 잔을 깨끗이 씻는다. 씻을 때 뜨거운 물만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주방용 세제를 써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별히 어느 한쪽만이 옳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주방용 세제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세척 후 세제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매우 세심히 헹구는 것이 필수적이다. 향이 강한 세제가 남아 있으면 와인의 향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잔을 물에 닦고 나면 언제나 빛이 비치는 곳을 향해 잔을 들어 얼룩이 없는지 확인한다. 얼핏 깨끗해 보이는 잔도 물 얼룩이나 먼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잔에 이물질이 있으면 거품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수 있다. 물기가 있는 잔은 거꾸로 뒤집어 간단히 물기를 제거하고, 물기가 가신 뒤에는 가볍게 폴리싱하여 물 얼룩을 없앤다. 깨끗하게 닦인 잔은 똑바로 세워 깨끗하고 냄새가 없는 찬장에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