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루아 식구들 중 중심 인물인 셰프 앙드레와 조 매니저의 약점(?)이 들통나면서 떼루아의 사정이 안 좋게 돌아가고 있다. 셰프는 예전에 키친에서 싸우다가 같이 일하던 사람 하나를 칼로 찔렀다는, 그리고 조 매니저는 소믈리에로서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약점.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고 양대표가 새로 오픈한다는 와인 레스토랑과 맞대결을 펼쳐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바로 명성황후의 샤토 마고트가 걸린 소믈리에 대회에 참석해 우승하는 것. 이 대회에 출전할 사람을 뽑기 위해 떼루아의 매니저와 웨이터를 포함 모든 사람들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나선다.
결과는? 조 매니저의 양보로 우주의 출전이 결정되었다. 이제 우주는 훨씬 더 많은 와인을 접해보고 엄청난 공부와 훈련을 통해 완벽히 준비를 마친 후 소믈리에 대회에 나서야 하는데...
우주가 떼루아 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 나서기 전 눈을 가리고 와인의 맛을 가려내는 데 어려움을 겪자 조이가 선뜻 나서 테이스팅 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회사원이 별걸 다 아셔... -_-)
그렇다면 테이스팅은 어떠한 환경에서 하는 것이 이상적일까? 테이스팅을 할 때는 시음하는 와인에 대한 느낌이 다른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테이스팅을 하는 장소는 다른 냄새(세제, 담배, 음식, 향수 등)가 나지 않고 자연광이 좋으며, 와인의 색을 판별하기 좋게 흰 바탕이 있어야 한다. 입안은 담배나 음식, 커피, 껌, 치약 등의 맛이 남아 있지 않은 청결한 상태여야 하고 입안에 다른 맛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경우 식빵 같은 것을 조금 씹으면 도움이 된다. 테이스팅을 할 예정이라면 시작하기 전 여유를 두고 맛이 강하지 않은 식사를 하며, 이를 잘 닦지 않기도 한다. 이를 닦은 직후에 레드 와인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입속 가득 느껴지는 그 떫은 맛과 시큼털털한 느낌!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게다가 칫솔질 직후라 이를 감싸고 있는 보호막이 다 사라져 레드 와인의 색이 쉽게 착색될 수도 있다. 여러 가지를 계속해 맛보다보면 코가 쉽게 피로해지거나 냄새를 서로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때에는 커피 찌꺼기나 자기 손등 냄새를 맡는 것도 좋다.
와인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포도 품종이나 생산 지역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이론과 테이스팅 경험이 확실히 갖춰져 있다면 일부 유명 생산자 및 세부 지역, 혹은 도드라진 빈티지 등까지 맞출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날고 기는 와인 전문가라고 해도 주변이 너무 시끄럽다거나, 향수를 떡칠한 사람이 바로 옆에 앉아 있다거나, 감기에 걸려 아무 맛도 못 느끼고 냄새를 못 맡는다거나 하면 거의 맞추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시음자의 지식과 예전 경험, 와인 맛의 기억을 결합시킨 합리적 추론의 과정이다. 물론 맛의 천재 같은 사람이 있어서 지금까지 맛본 모든 와인의 세세한 맛을 다 기억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와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지금부터 마시는 와인 맛의 특성을 느끼고 그것을 특정 맛이나 향과 연결시켜 기억해두면 좋다.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이러한 경험이 미래의 자산으로 남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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