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회사를 나가 와인 레스토랑 "떼루아"를 오픈한 강태민. 우주의 막무가내 저항도 이겨내고 가게를 차지하는 데는 성공했는데 이번에는 양대표(송승환 분)가 본격적으로 태클을 걸고 나온다. 떼루아에 납품하기로 한 와인 수입업체를 협박해 와인을 판매하지 못하게 한 것. 그래 놓고는 개업하자마자 1등으로 찾아와 와인 한 병 시켜 놓고 시비를 거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는 견습생으로 일하고 있던 우주가 와인 냄새를 맡고 그 와인이 "상했다"며 난리를 피운다. 그랬더니 양대표의 말, "내가 부쇼네 와인을 모른단 말이야?"

  
부쇼네 Bouchonne (원래 맨 뒤 e에 악상떼기가 붙어야 하는데 여기선 안 되는군...)란 코르크 마개란 뜻의 부숑 bouchon에서 나온 말로써 코르크에 문제가 있어 변한 와인, 혹은 그러한 현상을 뜻한다. 영어로는 보통 cork taint, 혹은 corked wine이라고 한다. 엄밀히 따져 말하자면 잘못된 보관으로 인해 생긴 와인의 결함은 제외하고, 코르크에 핀 곰팡이 냄새나 코르크 살균에 쓰인 염소의 불쾌한 냄새가 와인에 밴 경우만 부쇼네라고 한다. 운이 없어 같은 나무에서 만들어진 코르크 전체가 불량이라면 한 빈티지 전체 와인을 망칠 수도 있다. (실제로 영국의 한 와인숍에서 같은 와인 다섯 병을 샀다가 그 와인이 모두 부쇼네여서 환불받은 경험이 있다.) 이때 보통 기분 나쁜 곰팡이 냄새, 눅눅하고 축축한 젖은 내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부쇼네의 정도에 따라 쉽게 알아낼 수 있을 때도 있지만 오염 정도가 미미한 경우 사람에 따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니, 와인이 상한 것이 틀림없다는 우주의 주장과 멀쩡하다고 이야기하는 다른 사람들의 주장 중 어느 것이 맞는지 궁금하다. 다음 편에는 밝혀지려나...

  부쇼네는 전체 와인에서 약 4% 정도 발견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이러한 통계는 믿을 것이 못된다는 사람도 있다. 코르크 제조 회사들의 파워가 막강하고 로비 활동도 굉장히 활발하여 실제 부쇼네 통계를 조작하기도 하고, 연구 활동에 막대한 지원을 하여 코르크 마개를 쓴 와인이 스크류 캡을 사용한 와인에 비해 품질이 좋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고 하니... 그리 오래 장기 숙성을 하지 않을 와인이나 신대륙 와인 같은 경우 스크류 캡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쉽게 딸 수 있고 부쇼네라는 문제가 없으니 괜찮으려나?? 사실 얼마 전 스크류 캡 이음새에서 와인이 잔뜩 새어나와 끈적끈적 말라붙은 것을 보고 바로 반품한 경험이 있으니 이것 역시 100% 신뢰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완벽한 와인병 마개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2008. 12. 9. 12:02 Trackback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