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화이트/로제 와인, 스틸/스파클링 와인만 있는 줄 아셨나요? 세상에는 오가닉 Organic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Biodynamic 와인,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베지테리언 vegetarian/베건 vegan 와인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오늘부터 이 세 종류의 와인을 차례대로 살펴보도록 할게요.

1. 오가닉 와인과 황 첨가물

순수한 오가닉, 곧 유기농 와인은 생각보다 훨씬 드뭅니다. 다음에 와인을 사러 가면 오가닉 와인을 한 번 찾아 라벨을 읽어보세요. 오가닉 와인이라고 되어 있는지, 아니면 오가닉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고 되어 있는지.

그렇다면 진짜 오가닉 와인은 무엇일까요? 유기농으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기농으로 인정받은 양조 과정을 거쳐야 오가닉 와인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가닉 방식으로 재배된 포도로 만든 와인은 많지만 순수한 오가닉 와인의 수는 사실 꽤 적습니다.

오가닉 와인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부패 방지제와 같은 첨가물입니다. 오가닉 와인에는 어떤 종류의 부패 방지제도 함유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부패 방지제 없이 와인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죠. 부패 방지제 중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아황산염입니다. 그래서 뒷면 라벨에서 ‘아황산염 함유 (contains sulfites)'나 '부패 방지제 220 함유 (preservatives 220)' 같은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라벨에 이런 말이 나와 있지 않다고 해서 아황산염이 함유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생산자가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이지요. 모든 국가가 와인 라벨에 첨가물을 반드시 표시하라고 법으로 정해놓은 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표기가 의무사항이지만 유럽은 그럴 필요가 없죠.

그렇다면 왜 굳이 라벨에 첨가물 표기를 해야 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와인에 첨가된 아황산염이 두통을 일으킨다는 주장 때문입니다. 특히 양조 과정에서 다른 와인보다 훨씬 많은 양의 첨가물을 넣는 싸구려 와인의 경우 여기에 해당됩니다. 아황산염은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에 모두 함유되어 있는데 천식이 있는 사람 중 정도가 심한 5~10%에 천식 발작을 야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아황산염이 첨가되지 않으면 와인의 수명이 짧아지는데요, 새로운 와인 양조 기법이 발달하고 코르크에 비해 아황산염이 덜 필요한 스크류캡의 이용이 시작되면서 아황산염이 첨가되지 않은 와인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와인에 아황산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첨가되는 것이 없다고 해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양이 아주 소량 있기 때문이죠.


2009. 3. 3. 15:00 Trackback  Comment